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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사변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12

* 평소보다 분량이 적습니다.(납짝)

 

 

카라마츠의 담당 의사의 목소리가 이치마츠의 귀에 왕왕 울린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제는 우선 오늘 다시 수술 받은 두피 손상과 오른 다리, 그러니까 이쪽 무릎 이하에 발생한 골절, 피부 화상, 그리고 왼팔의 골절입니다.

의사가 검고 하얀 필름을 벽에 걸려있는 커다란 라이트 박스에 올려놓고 레이저 빔을 쏘며 설명한다. 빨간 점이 원을 그리며 뼈가 손상된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하지만 굳이 의사가 어려운 말을 쓰며 짚어주지 않아도 비정상적으로 쪼개져있는 뼈들은 의학에 문외한이어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수술이나 처치는 매우 잘 끝난 상태였고, 다행이도 환자분도 신체 건강한 편이라 큰 후유증은 없을 거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잠시 뜸을 들이던 의사가 한껏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재방문한 마츠노 님께 뒤늦게 사고 후유증이 나타났음을 확인했습니다.

‘사고’. 의사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이치마츠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그것을 보지 못한 의사는 카라마츠의 진료기록이 적힌 차트를 뒤적이며 손끝으로 그 위를 훑어 내렸다.

-현재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마츠노 카라마츠 님의 후유증은 이명과 어지러움, 왼쪽 눈의 시력 저하. 이렇게 셋입니다.

의사의 말에는 ‘파악하지 못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었다.

-어디서 그렇게 다치신 건지 아무리 물어도 자세히 말씀하지 않으셔서 잘은 모르겠지만 둔기에 머리를 여러 차례 맞았다는 이야기를 하신 걸로 보아 뇌출혈과 같은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그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정밀 검사 결과, 신체적인 문제는 처음 말씀드린 것들 외에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듣던 중 다행이었다. 어딘가 더 큰 문제가 있으면 어쩌지 싶어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조금 긴장이 풀린 이치마츠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안도한 것도 잠시. 이어지는 의사의 말에 이치마츠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그래서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마츠노 씨는 며칠 전에 겪은 일련의 사건으로 PTSD, 정신적 외상을 입으셨다고 사료됩니다.

언젠가의 드라마에서 들었던 용어가 튀어나와 적당히 의사의 말을 받아치던 오소마츠도 입을 다물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니. 몸이 아닌 마음의 병. 그것도 카라마츠에게. 드라마 속 PTSD로 고생하는 남주인공을 보며 형제들끼리 웃고 떠들었었다. 그 와중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카라마츠, 너하고는 절대 관련 없는 병이다, 그치? 누군가가 내뱉었던 말에 모두가 웃었던 기억이 선명했다. 카라마츠 또한 그 말에 동의하고 함께 웃으며 “오우, 물론이다!”하고 장담하던 것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치마츠는 지금 이게 꿈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속을 모르는 의사는 차분한 어조로 설명을 계속 했다.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이 고치고 싶다고 마음대로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치료해야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고려한다고 해도 현재 환자분의 자기방어가 너무 강합니다. 아직 상처받은 일로부터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탓이겠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이게 그대로 굳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치료는 더욱 어려워지겠지요.

의사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짙어졌다.

-원인에 대해서 언급을 하려하면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 다음 문제는 치료를 위해 어떤 시도를 하려고하면 거절하며,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상처를 외면하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래가지고는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한 의사는 둘의 눈을 마주봐왔다. 피하지 않고 제대로 부딪혀오는 그 시선에서 이치마츠는 카라마츠가 떠올라 저도 모르게 살짝 눈을 내리깔았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몰라도, 좀 전보다 더 차분히 미소를 지어주며 의사가 힘주어 말했다.

-즉, 마츠노 님께선 현재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형제분들께서 꼭 곁을 지키시고,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말없던 오소마츠는 의사의 당부에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이치마츠는 그 말에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내뱉어진 의사의 말이 자꾸 가슴을 찔러온다.

말할 수 없었다. 그 형제가 그 녀석을 그렇게 만든 겁니다. 라고.

밀려오는 지독한 죄책감과 두려움에 완전히 입을 다문 이치마츠 덕분에 이후의 대화는 오소마츠와 의사, 두 사람에 의해서만 진행이 되었다.

오소마츠가 챙겨온 다량의 ‘빈 약봉지’를 본 의사가 드디어 의문이 풀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상적인 출혈 증세가 약물과다 복용에 의한 부작용이었던 것 같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는 오소마츠의 얼굴이 아주 잠깐 묘하게 굳어졌던 것 같지만 그것은 이치마츠의 착각이었던 듯, 오소마츠는 제 페이스로 의사에게 궁금한 것을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환자가 치료의지가 없던 것에 안타까워하던 의사는 적극적인 보호자의 태도에 그나마 위안을 얻었는지 오소마츠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줬고, 할당받은 시간을 전부 사용하고도 부족해 질질 끌다 결국 간호사의 요청으로 면담 시간은 종료되었다.

두 사람에게, 특히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를 단단히 부탁하며 둘을 배웅하는 의사를 뒤로하고 진료실 밖으로 걸어 나오는 오소마츠의 얼굴에서 점점 표정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이치마츠는 그것을 알아차렸으면서도 한 발 떨어져 그 등을 쫓아 걷는 것 외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언뜻 경박하고 쉬워 보이는 형이지만 사실 형제들 중 가장 확고한 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오소마츠라고 이치마츠는 생각한다. 그래서 형, 무슨 생각하고 있어. 라고 그에게 다른 형제들처럼 마음 편하게 물어볼 수 없다.

물어보면 대답은 들려온다. 다만 그 대답은 ‘이치마츠’에게 맞는 맞춤식 대답일 뿐이다. 미묘하게 사실에서 빗겨나간, 하지만 그렇다고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닌 애매모호한 것을 답으로 포장해 보여줄 것이다. 그 사실을 수년의 관찰과 경험으로 이치마츠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알아내고자 ‘이치마츠’답지 않게 다른 형제들을 흉내 내어 에둘러서, 혹은 아무 것도 아닌 척 무신경하게, 그것도 아니면 걱정을 담아서 묻는다면.

그에 대한 결과 또한 이치마츠는 잘 알고 있다. 그 역시도 소용없는 일임을. 그 어떤 모양의 열쇠든 이치마츠의 손에 들리는 순간 열쇠 모양은 ‘이치마츠’로 변해버려서 허술한 듯 사실은 견고한 ‘장남’의 마음을 열 수 없는 것으로 변한다. 이유는 없다. 그냥 그런 것이다. 오소마츠가 형이 되고, 이치마츠가 그의 ‘세 번째 동생’이 되는 순간부터 계속 그래왔다. 그뿐이다. 근데 그 별 것 아닌 이유가 오소마츠가 그어놓은 선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이치마츠를 올가미처럼 단단히 옭아맨다.

첫째의 양 옆에 있던 것은 둘째와 셋째였다. 그것이 오소마츠가 정한 선 안에서의 역할이다. 그렇다고 넷째인 이치마츠가 오소마츠와의 개인적인 추억이나 없다거나, 오소마츠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다만 추억의 기반, 역할, 유대감의 종류가 다를 뿐이다. 어릴 때부터 오소마츠와는 콤비로 지냈기에 오소마츠에게 익숙한 ‘삼남’과 나이를 먹으며 오소마츠에게 ‘장남’이라는 역할이 주어진 순간 생겨버린 개개인의 차이 속에서 장남의 옆에 서서 조용하지만 든든하게 장남을 받쳐주던 ‘차남’. 차남과 삼남의 자리가 오소마츠의 ‘옆’이었다면 이치마츠의 자리는 오소마츠의 ‘뒤’였다. 그것은 형의 뒤를 쫓는 동생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옆이 아닌 ‘등 뒤’의 자리란 그런 것이다.

그래도 항상 모두가 하나, 네가 나고, 내가 너라고 말해 왔고, 그것을 의심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모두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었다. 같을 리가 없잖아. 같다면 카라마츠에게 자신들이 그럴 수는 없었을 테니까. 어두운 부엌 구석에서 입을 틀어막고 울며 듣던 카라마츠의 노래가 이제야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깨달아봤자. 라는 뒤늦은 후회가 이치마츠의 심장을 조여 온다. 이치마츠는 어느새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내며 담배 한가치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이는 오소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 형.”

그 목소리에 대답하듯 후우, 오소마츠가 길게 담배 연기를 뱉어낸다. 그리곤 슬쩍 옆에 앉아있는 이치마츠에게 담뱃갑을 내밀었다. 이치마츠가 그것을 보고 있기만 하자, 재차 담뱃갑을 흔들었다. 한 대 피라는 그 뜻을 이해했지만 이치마츠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 역시도 지금은 담배가 매우 고팠지만 어쩐지 피고 싶지 않았다. 이치마츠의 확실한 거부 의사에 오소마츠는 작게 어깨를 으쓱이며 더는 권유하지 않고 파카 주머니 안에 담배를 집어넣었다.

오소마츠가 볼이 홀쭉해지도록 담배를 깊이 들이 마쉰다. 순식간에 닳아버린 담배에서 후두둑, 잿더미가 떨어졌다. 담배를 입에서 뗀 오소마츠는 폐 깊숙한 곳까지 들이마신 연기를 후우, 다시 뱉어낸다. 그것을 몇 번 반복하니 담배는 순식간에 닳아 어느새 필터만 그 손에 남게 되었다. 이치마츠는 필터를 들고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다 손톱으로 긁어 뭉개는 오소마츠에게서 눈을 돌리며 물었다. 가장 궁금한 장남의 진심은 차마 묻지 못하고 ‘앞으로’에 대해 묻는다.

“어쩔 거야, 오소마츠 형.”

“뭘.”

오소마츠는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필터를 옆의 쓰레기통에 던져 넣곤 주머니에 넣었던 담뱃갑을 도로 꺼내들며 그에게 되물었다. 정황상 뭐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 뻔히 알면서 굳이 되묻는 무신경함이 너무나도 평소의 오소마츠라 그래서 더욱 가슴이 불안해졌다.

이치마츠는 슬리퍼를 벗고 벤치 위로 다리를 올려 무릎을 세워 끌어안았다. 익숙한 자세에 심란했던 마음이 조금 진정돼 떠올리기조차 죄스러운 그 이름을, 오소마츠의 의도대로 입 밖으로 꺼냈다.

“카라, 마츠. 말이야.”

살짝 어색하게 목소리가 갈라졌지만 그럭저럭 멀쩡하게 튀어나온 이름에 이치마츠는 안도했다. 하지만 급 뜨거워지는 눈시울에 그는 급히 무릎 위로 고개를 묻었다.

오소마츠는 말이 없었다. 이치마츠가 묻고자하는 바를 알아들었을 것이 분명한데, 여전히 그의 입은 아무 말도 담지 않았다. 장남은 조용히 담뱃갑에서 꺼낸 두 번째 담배에 불을 붙이고 또다시 길게 그것을 빨아들였다. 두 번째 담배도 곧 닳아 없어지고, 연달아 핀 세 번째 담배까지 없어지고 나서도 오소마츠는 조용했다.

 이치마츠가 힐끗 얼굴을 쳐다보니 갖은 도박으로 다져진 쓸모없는 포커페이스가 지금 그 얼굴에 떠올라있었다. 더욱 단단해진 ‘장남’의 얼굴은 여전히 건재해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를 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그래서 이치마츠는 혼잣말을 하듯,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마, 알고 있었겠지만 나 밤새 계속 카라마츠 옆에 있었어. 그 방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대답은 없었으나, 꺼내던 담배를 도로 집어넣는 오소마츠의 행동에서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이치마츠는 멈추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어쩌다보니 복도에서 깜박 잠이 들었어. 그러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다리를 부딪쳐서 깨버렸는데 녀석이 방에서 허겁지겁 나오더라고. 내가 불러도 무시하고 목발을 짚고 화장실로 가기에, 나도 얼른 따라갔어.”

짜증…나도 어쨌든 그 녀석, 환자니까. 라고 사족을 덧붙인 이치마츠는 슬쩍 정강이를 문질렀다. 작은 스침에도 알싸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침에 화장실에 가서 보니 문에 부딪힌 다리에 시퍼런 멍이 번져있었다.

“그 녀석 화장실에서 계속 토했어. 계속 토하고, 아파하면서도 끝내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 않아서, 나는 고작 목발을 주워 벽에 기대 놓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어. 화장실을 나와서도, 부엌에 들어가서도, 미련스럽게 혼자.”

항상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에게 하던 말이었다. 제발, 나 좀 신경 좀 쓰지 말라고. 꺼지라고. 재수 없으니 말도 붙이지 말라고. 자신이 뱉었던 말이 이뤄졌을 뿐인데. 빌어먹게도 가슴이 너무나 아파서 이치마츠는 밤새 카라마츠의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용기가 없어 미안하다는 말을 못해서 상대가 먼저 알아주길 바라는 어린애처럼 그 주위를 맴돌았지만, 끝내 카라마츠의 시선은 그를 빗겨나갔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경멸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사과하면 좋을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녀석이 싫어할 것을 알지만 부득불 병원까지 쫓아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치마츠는 무릎에 얼굴을 깊이 파묻으며 말했다.

“그런데 못들은 척 한 게 아니었어. 쓰레기라서, 이젠 꼴도 보기 싫어져서 무시 한 게 아니었어. 그 녀석, 그 바보 녀석…!”

저도 모르게 격양되는 감정에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나 때문이야. 내가, 내가 그 녀석을 그렇게 만든 거야. 내가! 우리가!”

맷돌을 선택했다. 방의 벽장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 중 가장 무거울 것 같아 보이는 걸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맷돌의 무게가 상당하다는 것은 그것을 창가까지 끙끙거리며 들고 와 던지기 위해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그 순간까지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던졌다. 그저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카라마츠니까 괜찮겠지, 라는 비틀린 믿음으로.

다른 형제들이 물건들을 던졌어도, 자신은 던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만큼 맷돌은 무거워서 들어 올려 정확히 조준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으니까. 맷돌이 손을 떠나기 직전 이미 다른 물건들에 맞고 기절한 녀석의 얼굴을 분명히 봤음에도 나는 분명히 장난으로 포장한 악의를 담아 망설임 없이 맷돌을 던졌다. 손을 떠나는 섬뜩한 무게를 선명히 느꼈으면서도 괴물처럼 낄낄, 웃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내 탓이다. 녀석이 저렇게 된 것은 내 탓이다. 우리 탓이다. 이치마츠는 밀려오는 죄책감에 머리를 감싸 안았다.

오소마츠는 ‘내 탓’이라는 이치마츠의 말에 긍정도 부정도 위로도 비난도,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옆에 서서 가만히 이치마츠를 보기만 했다.

이치마츠는 잠시 침묵하다 여전히 얼굴은 무릎사이로 파묻은 채로 오소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 형.”

대답 없는 오소마츠에게 이치마츠가 물었다.

“…괜찮을까?”

그 질문은 카라마츠에 대한 걱정이기도 했고, 이치마츠가 안고 있는 죄책감에 대한 것이기도 했고, 위태롭게 흔들리는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기도 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도무지 읽을 수 없는 얼굴로 이치마츠를 보던 오소마츠는 가만히 손을 들어 올려 이치마츠의 머리 위에 툭 얹었다.

“괜찮아.”

이치마츠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알고 있다는 듯, 정확하게 대답해주는 오소마츠를 쳐다보는 이치마츠의 얼굴이 절망과 안도로 뒤범벅되어 일그러졌다. 눈앞에 내려진 겉만은 멀쩡한 동아줄을 외면하지 못하는 이치마츠를 보며 오소마츠는 그 등을 떠밀듯 가여운 ‘동생’에게 재차 말해줬다.

“응, 괜찮아.”

오소마츠는 평소처럼 웃으며,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본심 위에 거짓을 덧씌워 속으로 꾹꾹 밀어 넣었다.

“오소마츠! 이치마츠!”

멀리서 둘을 부르는 낯익은 목소리들이 들린다. 저 멀리서 부모님을 비롯한 쵸로마츠, 토도마츠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오소마츠는 그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멀리서도 뚜렷이 보이는 다급한 기색이 역력한 부모님의 얼굴, 창백한 쵸로마츠와 여전히 잔뜩 부어있는 토도마츠. 그리고 옆에 앉아 그들을 차마 보지 못하는 이치마츠까지. 오소마츠는 속으로 재차 되뇌었다.

괜찮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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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정으로 컴을 일찍 꺼야해서 예약글로 올립니다.

*평소에도 잘 쓰는 글은 아니지만 오늘은 정말, 정말 엉망일 것 같습니다.llllOTL 처음부터 갈아엎어야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검토를 평소처럼 진득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읽는 데 불편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오타, 비문이 매우 넘칠 것 같습니다....헤헤...그 손에 든 돌은 부디 바닥에 내려놔 주시면 안 될...

*한 파트가 더 들어가야 맞는 분량인데...시간상 그것까지 마저 쓰고 올리려면 천상 월~화 업로드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안 그래도 빡빡한 8월 일정이 전부 밀리게 될 것 같아 이렇게 짧은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그 덕에 사변 1차 완결은 조금 미뤄진...)

*분량이 적으니 차라리 올리지 말아라, 양이 적어도 올려라, 올리지 마!, 올려! 라는 느낌으로 번민하다 결국 예약글로 이렇게.................죄송합니다!!!!!!!!!!!!!!!!!!!!! 일요일 업로드를 포기할 수 없었어요!!!!!!!!!!!!!!!!!!!!!(울면서 도주)

 

*오늘도 부족한 글을 읽으시느라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