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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사변

[공지] 카라마츠 사변-IF 포스타입 유료공개 * 카라마츠 사변-IF는 2017년에 책으로 냈던 오소마츠상 2차 창작 소설 '카라마츠 사변'(재록)에만 수록된 내용특전으로, 시일이 한참 지났기에 유료 공개합니다.* IF라는 부제목처럼 연재 내용을 기반으로 형제들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IF는 총 3편으로, 그 중 3편은 에필로그의 느낌이라 짧습니다. 포스타입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https://dreamwhile.postype.com/ * 성인글과 행사에 냈던 글은 앞으로 포스타입에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더보기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 19 카라마츠가 먼저 집에 들어왔다. 드르륵, 열리는 문소리에 거실에 모여 있던 형제들의 어깨가 크게 튀었다. “다녀왔슴, 머슬!” 뒤이어 들어온 쥬시마츠는 힘차게 인사를 했다. 카라마츠는 아무 말 없이 복도에 걸터앉아 신발을 벗으려했다. 그러다 문득, 부모님의 신발이 눈에 보였다. 그것을 빤히 쳐다보던 카라마츠는 천천히 부엌으로 향했다. 식탁에 앉아 신문을 보는 아빠와 달그락거리며 저녁 설거지를 하는 엄마가 보였다. “다녀왔습니다.” 카라마츠가 조용히 인사를 하니, 마츠조와 마츠요는 하던 것들을 멈추고 부드럽게 웃으며 그를 돌아봤다. “어서 오렴, 카라마츠.” “왔냐, 카라마츠. 저녁은 먹었고?” 반가이 맞아주는 모습에 카라마츠는 부엌 안으로 완전히 몸을 들이고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편의점에서 호빵?”.. 더보기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 17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뒤를 쫓아 걸어가면서 그만 들어가라는 듯, 힐끗 자신들을 쳐다보며 손짓하는 이치마츠를 보면서도 고집스럽게 세 사람이 걸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골목을 꺾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카라마츠는 단 한 번도 배웅하는 그들을 쳐다보지 않았다. 요 얼마간 계속되는 카라마츠의 냉랭한 모습이지만 그것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 태어나면서부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갑작스러운 거리감에 그들의 마음은 상처 입었다며 계속 아픔을 호소했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그들의 이성은 그 며칠 만에 상처 입는 다는 사실에 익숙해져버렸기에 그것을 굳이 밖으로 끄집어내진 않았다. 끄집어내도 상처만 더 커질 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 빤해서 아픔을 호소하는 마음을 외면하고, 침묵하고, 평범한 일상을 연기.. 더보기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 16 진료비 수납을 마치고 1층의 홀을 지나는데, 돌연 음악 소리가 울렸다. 최근 TV를 틀면 자주 얼굴을 보는 아이돌의 신곡이었다. 소리를 쫓아 고개를 돌리니 겨드랑이에 목발을 끼고 호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드는 카라마츠가 보였다. 저게, 카라마츠 벨소리였다고? 이젠 음원을 찾기도 어려운 오자키 음악만을 벨소리로 설정해 놨던 카라마츠의 휴대전화에서 저런 소리가 들리는 것이 생경해 멍한 표정을 짓는 이치마츠의 눈에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한 듯, 밝게 변하는 카라마츠의 얼굴이 들어왔다. “카라마츠 형, 벨소리가….” “아아, 얼마 전에 바꿨다.” “언제?” “며칠 전-, 아 우선 전화 좀 받도록 하지. 잠깐 앉겠다.” 그렇게 빠르게 말한 카라마츠는 의자에 앉으며 전화를 받았다. 마츠노 카라마츠입니다. 하고 전화.. 더보기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 13 “카라마츠!” 병실에 다급히 들어서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부모님의 목소리에 카라마츠의 외눈이 휘둥그레졌다. “엄마? 아빠?” 카라마츠를 발견한 부모님은 그대로 그를 향해 달려가 힘껏 부둥켜안았다. 아침에 얼굴 보지도 않고 나가버려서 미안하다며, 계속 사과를 연발하는 부모님의 말을 멍하니 듣던 카라마츠는 곧 잔잔하게 웃으며 두 사람의 등을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며 부모님께 사과하는 카라마츠. 그런 형을 보며 토도마츠는 작은 위화감을 느꼈다. 그런데 그것이 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어서, 토도마츠는 슬쩍 옆에 서있는 쵸로마츠의 귀에 속삭였다. “저기, 쵸로마츠 형. 방금 이상하지 않아?” “…응? 뭐가?” “카라마츠 형, 말이야. 엄마, 아빠라고….” 말하다보니 확실해졌다. 엄마, 아빠.. 더보기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12 * 평소보다 분량이 적습니다.(납짝) 카라마츠의 담당 의사의 목소리가 이치마츠의 귀에 왕왕 울린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제는 우선 오늘 다시 수술 받은 두피 손상과 오른 다리, 그러니까 이쪽 무릎 이하에 발생한 골절, 피부 화상, 그리고 왼팔의 골절입니다. 의사가 검고 하얀 필름을 벽에 걸려있는 커다란 라이트 박스에 올려놓고 레이저 빔을 쏘며 설명한다. 빨간 점이 원을 그리며 뼈가 손상된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하지만 굳이 의사가 어려운 말을 쓰며 짚어주지 않아도 비정상적으로 쪼개져있는 뼈들은 의학에 문외한이어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수술이나 처치는 매우 잘 끝난 상태였고, 다행이도 환자분도 신체 건강한 편이라 큰 후유증은 없을 거라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잠시 .. 더보기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10 멀리서 까르르,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멍하니 자리에 서있던 카라마츠는 소리를 쫓아 고개를 돌렸다.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 스스로도 모를 정도로 새까맣던 시야가 터널을 통과한 듯 순식간에 밝아졌다. 눈을 찌르는 태양빛에 카라마츠는 미간을 찌푸리며 손 그늘을 만들었다. 손 바깥으로 쨍하니 파란 하늘이 보이고, 어디선가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카라마츠는 우두커니 서서 하늘만 쳐다봤다. 그 때였다. “뭐해, 카라마츠.”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앞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내려 보니 아이 하나가 앞에 서있었다. 얼굴에 떡하니 ‘나는 개구쟁이입니다.’라고 써 붙인 듯, 숨겨지지 않는 장난기를 듬뿍 머금은 웃음을 지으며 서있는 얼굴이 퍽 낯익었다. 그럴 수밖.. 더보기
[오소마츠상] 카라마츠 사변4 쥬시마츠는 계단을 2개, 3개씩 겅중겅중 뛰어 순식간에 2층에 도착했다. 그런데 막상 2층 방 앞에 도착해선 걸음이 느려졌다. 카라마츠 형이 다녀왔다고 인사를 해주지 않았다. 항상 외출 후에 돌아오면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어도 기운차게 인사해줬었는데. 거실 문을 열고 자신과 눈이 마주치면 선글라스를 벗으며 환하게 웃어줬었는데. 성큼성큼 걸어와서 “오늘도 기운이 넘치는군, 쥬시마츠! 좋아 보여서 나도 좋다!”라고 말해줬었는데. 그 따뜻한 손으로 다정하게 머리도 쓰다듬어 줬었는데. 오늘은 그 모든 것이 없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작은 일상의 부재는 쥬시마츠의 마음에 두려움을 심어줬다. 원래 형제들 중 감이 가장 좋은 쥬시마츠다. 쵸로마츠나 토도마츠처럼 세련되고 정돈된 단어로 이 상황을 정리하진 못하지만, 그것.. 더보기